지면레슨 [저먼테크놀러지]

2013.10.10 03:00

악기놀이 조회 수:2241

아주 오래전이지만... 바이올린관련 카페에서 레슨생을 모집하는 게시판 글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좀 의아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데요 그 내용은 대충 이랬던 것 같네요.

 

독일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왔습니다. 한국에서 가르치는 오래된 방법이 아닌

그곳에서 바이올린을 처음 배우는 최신의 교육방식으로 레슨해 드립니다.

 

암튼 이런 비슷한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그 글을 보고

도대체 그곳에서 배운 방식이 뭐길래?

한국에서 가르치는 오래된 방법? 그런 의문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바이올린이란 악기가 생겨난 본토에서의 음악전통과 교육방식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는 이야기였던건 분명하지만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르치는 오래된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던거지요. 그 말의 어감상 그 당시 우리의 바이올린 레슨방식 구태의연하다는 느낌으로 한 말 같았거든요.

이를 테면 그 옛날 영어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것처럼요.

 

이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는 이유는

티비에서 한 세제회사의 꼬릿말 '저먼테크놀러지'란 말이 자꾸 귀에 들어와섭니다.

그 광고를 의식하듯 다른 세제회사 CF에서는 '물건너 온거도 어림없다'는 식의 멘트를 사용하기도 하죠.

 

 

오래전 이야기라...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을지 몰라도 요즘은 구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뭐, 저 역시 그런 구석은 있지요.

'그래도 뭔가 조금은 다르겠지!'

 

그렇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면 과연 그럴까 싶기도 합니다.

바이올린을 '서양깽깽이'라는 호칭으로 부르셨던 분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만큼 많은 세대의 변화가 있었고

그 시간동안에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활동하는 우리나라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이(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 음악가들)

있는데 그런 바이올리니스트들을 배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바이올린 교육환경은 과연 어떠한가에 대한 거지요.

 

제가 짧은 생각으론 (단언하건데 )

절대로 부족함이 없다! 입니다.  특히나 전공으로 바이올린의 세계에 입문하는 경우가 아니고 취미로 바이올린을

배우는 경우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에 한표를 던지고 싶네요.

진짜 십년넘은 기억이지만 위와 같은 문구를 요즘은 볼 수 없는게 그 좋은 예가 아닐까요.

 

바이올린을 점점 더 쉽게 배울 수 있고

더 많은 분들이 바이올린을 배우는데 거리낌없이 함께 하고 있는데

구지 본토의 스타일을 거론하며 배움의 기초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구태의연한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2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는 저로서도 그런 생각을 안해본게 아닌데요

과연 나만의 노하우로 또 다른 사람들은 전혀 흉내내지 못하는 방법으로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드는것이죠. 

 

'저는 그렇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발견하고 내가 가르치는 것에 대한 노하우를 이야기해도

그것은 오히려 우물안 개구리식의 사고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제가 좀 더 진지한 접근을 하지 않고 아무런  테두리 없이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현장에서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새로운 방법이라는 것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고

다만 그 새로운 방법을 말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

발견되어지고 되찾아지는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바이올린을 배우는 과정에 있거나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일을 하거나

무엇보다 그 누가 가질 수 없는 '나만의 무엇'이 있다는 것에

좀 더 집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악적이든, 기술적이든, 이론적이든...

 

음악적으로는 예전에 있었던 것이든, 요즘 유행하는 것이든,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든...

기술적으로는 잘 안되는 것이든, 평범한 것이든, 기가막힌 것이든

이론적으로는 잘 설명이 안되는 것이어도

분명한 것은 내가 하는 것에 가장  자기다움을 담아 낼 수 있다는 것이라면

가장 높은 점수의 테크놀러지가 아닐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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