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이야기 [연재] 악기이야기 V - 그럼?!

2007.07.15 09:05

midiolin 조회 수:3504

[연재] 악기이야기 V - 그럼?!

1. 비싸야 좋은거
2. 수제라는 말
3. 한말씀 I - 박선생님
4. 한말씀II - 바이올린제작동호회
5. 그럼?!

오랫동안(한달이 넘게) 악기에 대한 글을 연재하기로 해놓고 별내용없이 시간만 끌었네요.
여건상, 제가 작정하고 적는 글이 아니라 시간이 생기고 & 생각이 나면 적느라고
제대로 다듬어진 글을 올리긴 어렵습니다. 암튼, 정리해 봅니다.

악기구입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되짚어 보았는데요, 사실 그렇습니다.
'누구의 잘못?'이냐는 겁니다. 우선, 악기를 터무니 없는 가격에 파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이게 말이 되냐? 그렇게 팔지말아라...' 이렇게 할 수 없다는 거죠.
상거래에서 판매자가 이윤을 많이 남기는것은 최대의 덕목이니까요.
부정한 방법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렇다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했나, 안했나'를 어떤 근거로 판단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는데
당연히 이 문제는 그 기준을 정하는데 여러가지 모양의 새로운 문제들을 불러오므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즉, 악기구입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그 책임을
판매자의 입장만 따질 수 없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 점 때문입니다.

악기점에 가셔서 악기를 구입한다고 할 때 말 몇마디에 악기가격이 수십만원씩 왔다리 갔다리하는
경우는 사실 흔히 있는 일입니다. 이를테면 악기구매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요.
계속해서 구매력을 갖고 있는 선생님의 경우라면 대부분 악기점에서 우대해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이 아닌 일반인들이 악기를 구입했을때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결코 바가지를 쓴것도 아니고, 부정적인 방법으로 판매된것도 아니죠.

구지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 여러가지 경우가 있겠죠?
비정상적인 가격이 형성되는 원인, 과연 정말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잘못일까요?
그렇다면 그 대안은 과연 무엇일까요?


5. 그럼?!

제가 이 글을 적은 이유가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저는 구지 밝히자면, '주거래 악기점' 하나 없는 사람입니다.
사실, 솔직한 이야기론 활털 하나 제때 못 갈아쓰니... 오죽하면 박선생님왈
'당신같은 사람때문에...' 그 다음 말은 말 안해도 아시겠죠? ^^
암튼, 제가 어떤 악기점이나 혹은 악기를 판매하시는 분들이나 어느 누구 한사람을 주목해서
이런 글을 쓰는것은 절대 아니라는 걸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무슨 이야기냐하면 저는 이 모든 문제를 '문제제기가 반드시 필요한 분'들, 즉
악기구입을 하시는 '구매자'분들에게 넘겨보려고 합니다.
또한 바로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이 대부분의 많은 '구매자'분들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이렇게 적고 있구요.

'그럼?!' 이라고 모든 문제의 질문을 처음으로 되돌리는 것은
다름아닌 악기를 즉, 200-300만원짜리 악기를(그 이하나 이상의 가격을 포함해서)
구입하시려고 하는 분들에게 또다시 본질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어서죠.
'왜 그런 악기가 필요한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분명 싸구려 교육용 악기소리에 지쳐서 그리고 좀 좋은 거 몇백만원짜리 악기라면
한번 구입해 놓으면 평생 쓸 수 있으니 그런 악기를 구입하려고 한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순수한 구입동기와는 달리
실제로는 바이올린은 이러한 동기에 완전히 어긋나는 물건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즉, '고만고만한 가격대의 악기'를 그냥 '갖고만 계실려고 한다면'
다만 가정(if...)이니까요... 이런 말도 안되는 결론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수백만원의 바가지를 써도 전혀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악기를 구입하신 분이라면 소유의 개념으로
'내가 얼마얼마짜리 삐까뻔쩍 꽤 있어 보이는 악기'를 갖고 있는 것이니까요.

악기는 제대로 연주가 되지 않아서 좋은 소리를 낼리 만무하니까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 셈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정말 좋은 소리를 내는 악기로 내가 좀 더 좋은 연주를
하고 싶어서 악기를 구입하시는 분들에게 '고만고만한 가격대의 악기는' 절대로
바가지를 쓰면서 구입해야 될 물건이 아니기에
이 문제는 결국은 악기를 구매하시는 분의 확실한 구매의도와 맞물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곧 알게 되니까요...  '이 악기의 한계가 이거였구나' 하고 말이죠.
연주를 하면서 악기와 조금만 시간을 보내보면 (가격에 대해) 잘 샀는지, 잘 못 샀는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악기구매를 절대로 서둘러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구매자분의 악기구매의도에서
'충분히 그럴수도 있는(바가지구매)'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왜 그런 악기가 필요한지 다시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분명 좋은 악기로 연주할 때 우리가 음악적으로 그 외의 것들이든
미처 모르고 있던 것들을 쉽게 끄집어내고 발견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악기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즉, 악기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그런 장점들이 그러한 발견과 거리가 먼 것들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점은 다시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는 겁니다.

어찌되었던 악기구입은 절대로 서둘러 하시면 안됩니다.
중저가 악기의 유통상 여러가지 문제들을 살펴보면서 이러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던
겁니다. 절대로 비싼게 좋은게 아니라는 것! 악기에 대해서 많이 알아보셔야 하고
만져보셔야 하고 소리를 들어보셔야 합니다. '눈으로 공부'하셔야 합니다.
즉 악기를 보는 눈을 가지실 수 있어야 합니다.
자동차를 살 때, 엔진의 성능에 대해서 연비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고
디자인만보고 살 수 있을까요? 네... 물론 있습니다. 그 차가 고급브랜드의
명차라면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바이올린에 그런게 있을리 만무합니다.
그리고 고급브랜드의 소위 '명차'고 이쁘다고 해서 엔진성능에도, 연비에도 전혀
관심없이 잘 타고 다닌다는 것도 조금 웃긴 이야기가 됩니다.

악기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가격 즉, 얼마냐는 겁니다.
그리고 그 가치가 과연 정당한 것이냐인것입니다.

저는 악기를 구입할 때 절반은 악기가 그 가치를 매기지만 나머지 절반은
믿음, 즉 '신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판매자의 신용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낙원상가든, 서초동이든... 분명 악기상들이 밀집해 있는 곳엔 오래도록
자리를 잡고 악기점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에게
악기를 구입하면 잘 사는 것일까요? 사실, 이러한 질문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면 모든 것이 당사자간의 문제니까요. 악기 하나를 구입할 때 거기엔
많은것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거래 관계 - 적당히 이윤을 남겨야 하는 판매자,
그리고 좋은 물건을 제대로 샀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구매자의 입장 - 말고도
개개인의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 사람은 믿을만해' '좀 바가지를 쓰는것
같지만 여기가 원래 그런데니, 암튼 물건은 맘에 든다' '이 사람은 좀 제대로 아는군'
'많이 깎아주면 안될 사람이다' '이 분한텐 좀 싸게 드려야겠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서로의 마음속에서 오고가지 않을까요... 이게 중요한 겁니다. 그 사이에서
신용을 바탕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겠죠. 돈이 우선이 되면 안되고요.

결론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신용'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사는 '악기'와 그 것을 판 사람이 제시한 '가치의 정당성'. 그것을 믿고 값을 치루는 것이죠.

요즘 제 악기는 브릿지도 갈아야 되고, 지판내려앉은 것도 손을 봐야되고... 그야말로
만신창이, 정신없습니다. 바이올린은 어떤 의미에서 계속되는 '소모품'이니까요. 그럼에도
고쳐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수리비'의 문제 때문이죠.
분명 쉽게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미루고만 있습니다.

바이올린이라은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녀석입니다.
그러므로 악기를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악기를 관리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도 '장롱(속) 바이올린'을 갖고 계십니다.
또, 아직도 많은 분들이 '장롱 바이올린'이 될 운명의 바이올린을 사고 계십니다.


결론이 조금 허탈하게 나버렸습니다. 제가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의 이야기가 악기구매에 대해 잘 모르시는 많은 분들에게 들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계속해서 확산되어질 뿐이라는 겁니다.
문제를 문제없다고 말하는 것도 문제잖아요. ^^
감사합니다.

p.s.
덧붙이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당장 생각나는게 별로 없네요.
일단은 여기에서 연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글은 이제서야 올리지만 실은 글은 2주전에 적어놓았었드랬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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