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이야기 [연재] 악기이야기 III - 한 말씀 (1)

2007.06.12 04:42

midiolin 조회 수:3737

악기에 대해 '한 말씀' 들으러 먼저 들른 곳은
다름아닌 박선생님 공방이었습니다.

3. 박선생님의 작업실

제가 악기에 대한 이야기 즉, 악기구입을 둘러싼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눈 분은
다름 아닌 박경호 선생님입니다.
박선생님은 이태리 굽비오에서 3년간 악기및 활제작을 공부한 후 귀국
이곳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 제작자 입니다.
몇 해전 제가 바이올린 교실을 운영할 때 선생님의 작업실(공방)이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일하시는 시간외에 거의 하루종일 같이 있었다고 해도 될정도로
친밀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제가 악기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더 갖게 된 것은
선생님의 작업을 옆에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던 기회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선생님이 똑같은 이야길 해주실 걸 알았지만 그래도 한번 다시 찾아갔었습니다.
조그만 현악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그곳,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참으로 오랜만의 발걸음이기도 했습니다.
암튼,박선생님은  악기에 대한 이야기만 시작하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열정으로
긴 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사실 저로서는 여러차례 들은 이야기라
중간에 다 듣지도 않고 '알겠습니다...'라고 중간에 끊곤하지만
선생님은 그런 제게 '김샘은 아직 제 이야길 잘 이해 못하시는구만요...'
라고 핀잔을 주시죠.


4. 장인정신 VS 현실

어떤 이야기길래 박선생님이 불타는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그 이야길
전 다 듣지 못하고 중간에 '알겠습니다...(알고 있습니다)' 하고 말까요...
그 이야긴 '악기를 만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치열하게 현실과 직면해야하는
제작자의 모습과,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끊임없는 고민하게 되는 삶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무엇과도 절대로 쉽게 맞바꿀 수 없는 '불꽃'하나가 있구요...
그냥 '불꽃'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제작자의 입장이 되기전까지는
겉에서 보고 무엇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암튼... 그와같은 이야기를 제가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만 분명 저의 입장에서는
현실과 타협할 수 있는 어떤 한 지점을 정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여러차례
박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던바 또 같은 지점에서 '네 알겠습니다... '하고 말았습니다.
이야기가 한참 다른 곳으로 간것 같네요.

박선생님왈, '일이백만원대 악기가 어찌 수제악기일 수가 있냐'고
오히려 저에게 반문하시더군요. 너무나 당연한 대답에 뭐 더 이상 할말이 없었습니다.
괜히 '괜찮은 빽통' 요즘 얼마쯤 하냐고 물어보고... 그러다가
'좀 깍아서 칠해줘봐요~!!!' 박선생님께 그날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의 세컨 악기욕심을 피력해 봤습니다. 박샘은 늘 못들은 척 하지만 그래도 다시한번,
'보라색, 아니... 연두색으로 칠해주실 수 있죠?!' ^^;

암튼, 그랬습니다. 악기 갖고 장난 칠려면 얼마든지 칠수 있는 분들이 바로
사실 악기제작자 분들입니다. 하지만 그분들 가운데 절대로,
눈꼽만큼도 그러한 일을 꿈꾸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건 무엇일까요?


어쩜 시중에 유통되는  '고만고만한 가격의 삐까뻔쩍 수제악기들' 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p.s.
다음글은 <바이올린제작동호회>에 제가 올린 질문 글에
너무나 많은분들이 정말로 마음에 있는 좋은 이야기들로 '한 말씀 해주셔서...' 그것들을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글을 바로바로 적지 못해서 쓸데없이 길어지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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