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나 한번 먹죠...

2008.07.22 10:20

악기놀이 조회 수:1643




몇 번의 전화통화 끝에, '밥이나 한번 먹죠' 해서
지방에서 열심히 황토집을 짓고 있는 한 건축가를 만났다.
사실 그는 건축가가 아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도대체 혼자서 어떻게 집을 짓고 있다는 거예요?'

그가 말했다.
'그러게, 남들이 혼자서 집 짓는다고 하면 안 믿는다니까요...'

그는 지쳐있었다. 벌써 수개월동안 혼자서 서른평이나 되는
2층집을 올리고 있는터였다.
궁금한게 많았다. 이런 저런 이야길 잔뜩 물어봤다.

성내동 '금밭'의 점심특선메뉴가 맛깔나긴 했지만 그것보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더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자꾸 '계산'만 한다.

'대체, 땅은 몇평이래요? 그거 누구명의요? 앞으로 어케 할건데요?...'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요? 흙은 얼마만큼이나 들어가나요?...'
나는 한시간이 넘게 '그런' 이야기만 물어봤나보다.
헤어지고 나니, 더 피곤해 하는 그에게 미안했다.

밥이나 한번 먹고, 오랜만에 만났으니 사는 이야기좀 하자고
해서 만났건만 나는 질문공세만 했다.
그것도 눈에 보이는 이야기들만 계속 물어봤다.

오랜만에 만난 그였기에 핸펀카메로라로
사진한장 찍으려다가 황토흙이 잔뜩 묻어있는 그의 핸드폰을 보고
그것만 찍었다.

'그러게 어찌 그리 부러운 일을 혼자서 하고 있소' 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지만
그는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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